1. 역치
외부에서 자극이 가해졌을 때 감각 기관은 활동을 시작한다. 빛은 눈을 자극하고, 소리는 귀를 자극하며, 냄새는 코를 자극한다. 자극은 그 성질이 서로 다르며, 각 감각 기간의 신경들은 특정 에너지만 수용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어떤 감각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데에는 최소한의 물리적 세기가 필요한데 이를 역치라 한다. 어떤 사람의 역치가 낮다는 것은 자극을 민감하게 지각하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절대역치는 어떤 자극이 있을 때 탐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극 세기를 말한다.
상대역치는 두 가지 자극이 주어질 때 이 둘을 구별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세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외손에 100g짜리 추를 들고 있을 때 오른손에는 최소한 110g의 추가 들려 있어야 그 차이를 알 수 있다면 10g이 상대역치이다.
재인역치는 자극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아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세기를 말한다. 저명한 의사는 X-ray 사진을 보고 병의 유무를 판단할 때 초보 의사보다 더 민감하게 탐지할 수 있는데 이는 재인역치가 낮기 때문이다.

2. 감각의 통합처리
감각 기관들은 저마다 특정 자극만 탐지할 수 있다. 때문에 뇌에서는 여러가지 감각정보들을 통합적으로 처리한다. 통합 처리는 서로 다른 정보들이 뒤섞여 혼탁해진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여 처리가 좀 더 정확해지고 풍성해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를 떠올려 보면,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외모, 목소리, 발걸음 소리, 냄새 등 다양한 감각 정보를 동시에 발산한다. 이러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처리되어 친구를 파악하게 된다.
빨간색 음식은 맵고, 덩치가 큰 사람들은 목소리가 저음이며, 금속성 물체는 차갑고 단단하다. 우리는 이와 같은 여러 감각 정보를 이용하여 정체를 파악한다. 지각 체계는 이러한 일들을 매우 훌륭하게 해내는데, 이렇게 여러 감각 정보를 이용하여 처리하는 것을 교차감각지각이라 한다.
양팔을 벌린채 한쪽 발을 들고 서 있는 동작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눈을 감고서는 이 동작이 어렵지만, 눈을 뜨면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이 사례는 우리가 자세를 잡을 때 고유 감각과 시각이 통합적으로 기여함을 시사한다.
또한 놀이공원의 기울어진 방에서 사람들이 자세를 잡기가 힘든 이유는 고유 감각과 시각이 갈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종종 시각과 다른 감각이 갈등적일 때 시각이 다른 감각들보다 우세하곤 하는데 이를 시각의 포획이라 한다. 시각의 포획은 그만큼 지각 체계가 다른 감각보다 시각을 더 신뢰함을 시사한다.
또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멀리서 친구가 걸어온다고 하자. 친구의 겉모습은 시각을 자극하며, 발소리는 청각을 자극한다. 그런데 이때 눈에는 친구만 보이는 것이 아니고, 주변환경이 같이 보인다. 또한 귀에도 친구의 발걸음소리만 들리는 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소음도 함께 들려온다. 우리의 뇌는 이 많은 대상들 가운데 친구의 모습과 친구의 발소리만 선별해 통합하여 처리 한다. 따라서 지각체계는 특정 자극들만 통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원숭이의 뇌에서 두 가지 이상의 감각에 활성화되는 신경들을 발견하였는데, 신경 수준에서 관찰되는 감각의 통합을 다중감각 처리라 한다. 예를 들어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입술 움직임만을 보는 것만으로도 뇌의 청각 처리 영역들이 활성화되는데, 이영역의 신경들은 시각 정보에 민감한 다중감각 처리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감각 자극들은 뇌에서 분리되어 처리된다는 전통적인 믿음이 점점 흔들리고 있다. 반면 물리적 사건이 여러 정보를 동시에 내보내는 물리적 현실과 가까운 방식으로 뇌의 작동이 일어난다는 주장이 주목을 받고 있따.
3. 자극의 종류
자극이란 감각 기관을 건드려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자극은 망막세포를 건드리는 빛처럼 광학적인 것, 미각세포를 건드리는 맛 분자와 후각세포를 건드리는 냄새 분자처럼 화학적인 것, 체감각세포를 건드리는 압력, 청각세포를 건드리는 소리처럼 역학적인 것 등이 있다.
4. 전진모형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그럴때마다 여러 감각 기관들에서는 감각 자극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테이블 위의 커피잔을 들어올리는 동작을 생각해보면, 먼저 손이 움직이는 느낌이 생기고, 손이 잔에 닿을 때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손끝에 잔의 단단함과 차가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커피잔을 들어올릴때 커피잔의 무게가 느껴지고, 커피잔이 입을 향해 올라오는게 보이고, 커피의 향이 나고, 입에 커피 맛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감각 발생이 전혀 갑작스럽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각각의 동작을 할 때마다 결과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기 스스로 동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기수행감이라 한다. 만일 자기 동작에 대해 자기수행감이 없다면 모든 감각이 갑작스러울 것이다.
자기수행감을 설명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전진 모형을 제안하였다. 이에 따르면 뇌에서 손으로 커피잔을 쥐라는 명령을 내릴 때 이 명령에 대한 신호를 뇌의 다른 영역에 보내는데 이를 원심성 복사라 한다. 이 신호는 제3의 영역에서 실제로 시각, 청각, 피부, 후각 등의 감각으로부터 온 피드백 신호와 비교된다. 두 신호가 일치하면 자신이 한 동작으로 갑작스럽지 않게 느낀다. 전진 모형에 따르면, 자기가 스스로 몸을 간질이기 어려운데 간질이려는 동작을 하기 직전에 이미 뇌는 간지럼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5. 심상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머릿속으로 구체적인 감각 대상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를 심상이라 한다. 심상은 마음속에 떠올리는 시각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소리, 냄새, 촉각, 맛 등에도 적용된다.
어떤 물체를 눈으로 볼 때와 그 물체를 마음속으로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공통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눈으로 볼 때와 자동차를 떠올릴 때 1차 시각피질이 활성화되는데, 떠올릴 때가 활성화 정도가 조금 약할 뿐이다. 때문에 심상은 약한 형태의 지각이라는 설명이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특정 물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특정 행동이 유도될 수도 있다. 한 연구자는 이를 행동 유도성이란 개념으로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양전자 단층촬영으로 뇌 영상을 기록한 실험에서 가위, 망치, 스패너 같은 도구의 이미지만 보고서도 실험참여자들의 뇌에서 동작을 실제로 수행할 때 관여하는 전운동피질이 활성화되었다. 이는 실제로 도구를 볼 때 도구와 연합된 동작이 마음속에서 일어남을 시사한다.
6. 몸 도식과 몸 이미지
자신의 몸에서 각 영역의 위치를 파악하고 올바로 자세를 잡고 동작을 하기 위해서 뇌는 신체에 대한 공간적 표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몸 도식이라고 한다. 몸 도식은 체감각뿐만 아니라 시각과 청각 등 여러 감각이 개입하는 다차원적인 개념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입과 눈이 공간적으로 근접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입과 눈을 맡는 뇌 영역은 서로 이웃해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신체 위상적 조직화라 한다.
또한 체감각피질과 운동피질에서 가장 넓은 신체를 맡고 있는 뇌 영역은 얼굴과 손이라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손과 얼굴에서 받아들이는 감각과 손과 얼굴을 이용한 근육 운동이 정교함을 반영한다.
우리는 자신의 얼굴이나 몸의 특징에 잘 알고 있으며, 나아가 그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외모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한다. 이렇게 자기 신체에 대한 지각과 미적,성적 매력에 대한 신념을 몸 이미지라고 한다. 몸 이미지는 지각과 평가만으로 끝나지 않고 정서적으로 위축되게 할 수도 있다. 부정적 몸 이미지는 자신의 몸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현저히 못났다고 부끄러워하거나 정서 불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면 긍정적 몸 이미지는 자신의 몸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말하며, 자기의 몸을 수용함으로써 편안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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