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나?
모든 힘은 유기체로부터 나오지만, 그 힘이 나오도록 하는 데는 내부적 요인 외에 외부 환경의 자극이 큰 역할을 한다. 내부적 요인은 다시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으로 나눌수 있고, 생물학적 요인은 유기체의 생존과 번식에 영향을 주는 체온 조절, 목마름, 배고픔, 수면, 통증, 성 등에 의해 작동된다. 생물학적 요인의 작동방식은 피드백에 의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으로 설명된다.
물론 인간의 동기는 생리학적 안정 상태를 추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재미와 의미 그리고 희망을 추구한다. 사람들이 재미와 의미 그리고 희망을 찾기 위해 추구하는 것들을 심리적 동기라 할 수 있다. 그것을 체계화 것이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이다.
매슬로우는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 그다음 수준의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고 주장하였지만, 이와 함께 일단 상위 수준의 욕구를 추구하고 그 가치와 맛을 경험하면 하위 욕구의 충족과 무관하게 작동할 수 있다.
2. 허기와 섭식, 비만
사람들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하게 활동 할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의 경우 연료 탱크의 크기가 이미 정해져 있어 그보다 많은 양의 가솔린을 주유할 수 없지만, 동물들은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병아리의 경우 이런 판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이를 너무 많이 주면 모이주머니가 터져 결국 죽게 된다. 대부분의 동물에게 음식을 필요로 하는 생리적 결핍 상태는 허기를 통해 전달된다. 대개 위의 공복 상태에 의해 촉발되는 허기는 위가 팽창하면서 점차 사라지고, 포만감을 느끼면 섭식 행동을 중단한다. 어떤 사람들은 허기를 채우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먹는다. 쥐의 위를 절제하면 이런 포만감을 느낄 수 없어 계속 먹는다. 위의 수축과 팽창이 섭식 행동을 모두 관장하고 있다면, 위가 절제된 사람들은 허기는 물론 포만감을 느끼지 못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허기는 위의 확장과 다소 연관이 있긴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혈당과 호르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섭식과 관련된 또 하나의 변인은 각 개인마다 일정 수준의 체지방을 유지하려는 신체의 성향이다. 이 성향은 유기체가 혈당 수준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려 하듯, 체지방 수준에서 항상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에게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면 과식을 하고 체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정해진 조절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환경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지만, 그 환경에서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
섭식은 허기와 같은 내적 신호뿐만 아니라 학습과 외적 유인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별로 배가 고프지 않다가도 12시가 되거나 점심시간 알람을 들으면 갑자기 배가 고파지게 된다. 또한 맛과 냄새 등과 같은 외적 유인도 섭식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맛과 냄새에 민감하다.
비만은 기본적으로 과식에서 비롯된다. 우선 생리학적으로 찌기는 쉽지만 빠지기는 어렵다. 찔 때는 세포의 크기와 수가 모두 증가하지만, 일단 만들어진 세포는 죽지 않기 때문에 빠질 때는 크기만 감소하게 된다. 빠질 때는 축적된 지방을 가장 나중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신진대사가 변화된다. 유전에 의해 아랫배, 허벅지나 팔뚝처럼 지방을 축적하는 부위가 사람마다 다르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줄이게 되면 축적된 부분의 지방이 아니라 얼굴이나 그 밖에 다른 부분의 지방이 먼저 분해된다.
3. 성적 행동
성은 생물학의 영향은 물론, 특정 사회문화적 맥락에서의 전통과 교육, 그리고 개인의 성격, 태도, 정서와 신념의 종합적 산물이다. 남녀 간의 신체적 차이는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짐에 따라 나타난다. 성 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성적 관심도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성적 자극을 더 많이 추구한다.
성적 행동의 생물학적 목표는 아이를 낳아 종족을 유지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아이를 낳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으로 동성에게 이끌린다.
4. 재미와 호기심
호기심은 연구자에 따라서는 본능이나 감정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침팬지나 원숭이도 낯선 대상에 대해 두려움과 함께 호기심을 보인다. 하지만 인간에 비하면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세에서 5세 이르는 동안 아이들이 던지는 질문의 수는 4만 개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고 한다.
인간의 호기심은 지적 호기심과 감각이나 경험을 추구하는 호기심으로 나타난다. 물론 두 하위 영역 모두에서 개인차가 크다.
5. 소속 동기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고 어떤 집단이나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싶은 동기를 친애 욕구라 한다. 우리가 어떤 집단에 속하게 되면 사냥이나 채집에서와 같이 일차적인 도움은 물론, 그 밖에도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불안 수준이 높으면 다른 사람과 함께하려는 동기가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안할 때 다른 사람과 함께하려는 동기가 높아지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평소와 다른 일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정 집단에 소속되기가 어려울수록 일단 그 구성원이 되고 나면 집단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진다. 때문에 대학 동아리나 여러 집단에서 입단 절차를 일부러 까다롭게 하는 통과 의례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결과 특정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특권 의식을 갖기도 한다.
6. 성취 동기
성취란 결코 쉽지 않은 목표를 이루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성취를 위해서는 목표가 필요한데, 목표란 개인이나 조직이 장래의 어떤 시점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사람들 간의 성취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같은 과제를 하는데 왜 어떤 사람은 잘 해내기 위해 애쓰는 데 반해, 다른 사람은 적당히 해내는 데서 만족할까? 연구자들은 이런 차이를 성취 동기에서의 개인차로 보고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자 노력해 왔다. 성취 동기는 기대 혹은 희망과 두려움 두 정서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목표 설정에서는 물론 달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데는 성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실패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7. 실존적 동기
로라 카스텐슨은 사람들의 삶의 목적에 대한 관점은 절대적인 나이가 아니라 자신에게 남아 있는 시간을 고려하여 설정된다는 사회정서적 선택이론을 제기하였다. 이 이론에 따르면 대개 젊은 시절에는 남은 시간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에 야망을 추구하거나 허영을 부릴 수 있고, 더 나은 미래에 투자하기 위해 현재의 만족을 미루고 노력한다. 하지만 나이가 적든 많든 상관없이 한 개인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판단하게 되면 일상의 기쁨, 안식,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피진스키는 공포관리 이론을 제안하였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죽음으로 인한 유한성을 자각하면서 생기는 존재적 공포심을 갖고 있다. 이 공포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삶의 의미, 자아존중감, 가장 가까운 관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지지하는 증거는, 사람들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문화적 세계관을 강화시키는 일을 더 많이 하는데서 볼 수 있다. 반대로 불안을 완화시키면 위협 상황에서도 덜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8. 내적 동기와 외적동기
라이언과 데시는 자기결정 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기본적, 심리적 욕구를 자율성, 유능감, 그리고 관계성으로 가정한다.
자율성이란 어떤 행동을 자신의 선택에 의해 하는 정도를 가리키는데, 반대는 통제이다. 유능감은 자신이 하는 일을 잘 해내고 있다는 느낌이고, 관계성은 다른 사람이나 지역사회와 친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자율성의 수준은 무동기, 외적 동기, 그리고 내적 동기의 순서로 높아진다. 무동기란 과잉 통제나 자기 효능감 결여로 초래되는 그야말로 아무런 자율성이 없는 것이고, 외적 동기는 어떤 활동을 하는 목적이 그 활동 자체가 아니라 돈이나 칭찬 같은 결과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다. 놀이나 자발적 배움에서처럼 환경과 교류하면서 여러 정보를 통합하고 조직하며 내면화할 때 자율성이 가장 높다.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중 어느 쪽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지에 따라 삶의 목표도 달라진다. 외적 동기는 부, 명성, 외모 등에 더 크게 이영향을 받는다. 이에 반해 내적 동기는 개인적인 성장, 의미 있는 관계 형성, 지역사회의 기여, 그리고 몸과 마음의 건강과 관련된다.
그랜트에 따르면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부, 권력, 쾌락, 성취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데 반해,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유익함, 책임, 사회적 정의, 동정심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내적 동기에 따른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와 안녕감이 높지만, 외적 동기에 의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만족도는 증가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불편감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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