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이해하는 일의 핵심은 그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다. 성격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그 사람의 개성과 독특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성격은 간략히 정의하면 개인의 특징적인 사고,행동,감정 양식을 말한다. 성격은 개인이 나타내는 행동의 독특성을 설명하는 개념이며, 개인이 나타내는 다양한 행동을 관통하는 일관성을 설명하는 개념이며, 시간과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개인 행동의 안정성을 반영하는 개념이며, 구조를 지니고 역도적으로 기능하는 내면적 조직체라고 할 수 있다.
1. 성격 유형론
개인의 성격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성격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을 좀 더 단순한 방식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인간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분류이다. 특히 심리학자 융은 다양한 성격 특성을 심리적 태도와 기능의 차이로 설명하고자 했다. 그는 여덟 가지 성격 유형으로 구분했다.
- 외향적 사고형: 객관적 사고가 특징적이며, 객관적 세계에 대해 최대한 많이 배우고자 하는 과학자의 특성을 지닌다.
- 내향적 사고형: 사고의 방향이 내면으로 향해져 있으며, 자기 존재의 현실을 이해하고자 하는 철학자나 실존심리학자가 그 대표적인 예다.
- 외향적 감정형: 생각보다 감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정서적 표현이 적극적이다.
- 내향적 감정형: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으며, 말수가 적어서 마음을 헤아리기가 어렵다.
- 외향적 감각형: 외부 세계의 사실을 수집하는 일에 흥미를 지니며, 현실주의적이고 실제적이다.
- 내향적 감각형: 자신의 내면적 감각에 몰두하며, 예술을 통해 표현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낀다.
- 외향적 직관형: 외부 세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에 적극적이지만,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추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 내향적 직관형: 내면 세계에 탐닉하면서 새로운 통찰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예술성과 상상력이 풍부하다.
성격 평가를 위해서 널리 사용되는 심리검사인 MBTI는 이러한 융의 성격유형론에 근거하고 있다.
성격유형론은 인간의 다양한 성격을 몇 가지 유형으로 단순화하여 좀 더 선명한 인간 이해의 틀을 제시함으로써 성격의 개인차를 이해하는 데에 기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격유형론은 여러 가지의 심각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는 동일한 성격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 간에 큰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 한계점은 성격 유형을 구분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성격에 대한 기술적인 이론일 뿐 설명적인 이론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성격유형론은 개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초래할 수 있다.
2. 성격의 특질 이론
현대의 성격심리학에서는 대부분의 성격유형론을 부정확하거나 부적절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고, 성격유형론에서 성격특질론으로 전환되엇다. 범주적 분류에 근거한 성격유형론보다 차원적 분류에 근거한 성격특질론이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질이란는 개념은 올포트에 의해서 심리학에 도입되었다. 그에 따르면, 특질은 성격의 기본적 구성 요소로서 자극에 대해서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특질은 신경정신적 구조로서 다양한 자극에 대해서 동일한 반응을 일관성 있게 나타내도록 만든다. 그는 모든 사람은 특질이라는 행동 경향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행동 경향성의 본질을 밝혀내는 것이 성격심리학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성격 특질에 관한 실증적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심리학자는 카텔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생애 기록, 자기 평정, 객관적 심리검사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요인 분석하여 16개의 근원 특질을 추출했다. 이렇게 도출된 근원 특질을 성격 요인이라고 지칭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자기보고형 검사인 16PF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성격심리학자들은 특질이 성격의 기본 단위라는 점에 동의했으나, 특질의 수와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표본과 측정 도구를 사용한 여러 연구에서 5개의 유사한 성격 요인이 반복적으로 발견되었다. 성격의 5요인 이론은 이러한 많은 연구 결과에 근거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대표적인 특질 이론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성격의 5요인을 알아보자.
- 신경과민성-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부정 정서를 잘 느끼는 성격 특성을 뜻하며, 부정 정서성 또는 정서적 불안정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불안정하며,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잘 받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신경과민성이 낮은 사람들은 침착하고 편안하며, 기분의 변화가 적고, 스트레스에 대한 정서적 반응의 강도가 낮다. 신경과민성이 높은 사람들은 주관적으로 괴로움과 불행을 더 많이 느끼며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경험한다. 또한 이들은 부정적 사건과 문제들을 자초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가족 관계를 비롯한 인간관계에서 갈등과 불화를 많이 겪는다. 그러나 신경과민성이 부정적인 측면만을 지닌 것은 아니다. 신경과민성이 높은 사람들은 현실의 부정적 측면과 실패 가능성을 민감하게 포착하여 그에 대한 예방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직업적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 외향성- 다른 사람과 함께 교류하는 인간관계적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을 뜻한다. 외향성이 강한 사람들은 심리적 에너지의 방향이 외부를 향해 있으며, 활동 수준이 높아서 사교적이고, 자기 주장을 잘 하며, 긍정적인 정서를 잘 느끼는 경향이 있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성으로서, 사람을 만나면 더 먼저 더 많이 말하고, 눈을 더 많이 맞추며, 사회적 교류의 기회가 많은 곳을 찾아간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긍정 정서를 더 많이 보고한다. 그러나 이들이 부정적인 정서를 더 적게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 즉 외향성 수준은 긍정 정서와는 정적인 상관을 보이지만, 부정 정서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개방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은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체험을 좋아하며, 다양한 경험과 가치에 대해서 열린 자세를 지닌 개방적인 성향을 뜻한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모험적이고 미적 감수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상상력이 풍부하며 지적인 탐구심이 강하다. 또한 독창적이고 독립적이며 예술적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회적,종교적 가치에 도전적이어서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개방성이 높을수록 전통적인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도전이나 변화, 진보, 개혁의 입장을 지니고, 견해 차이에 대해서 관용적인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삶이 불안정하고,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많이 겪을 수 있으며, 때로는 괴팍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 반면에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인습적이고 현실적이며 권위와 전통에 대해서 수용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어서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개방성이 낮을수록 전통, 권위, 안정, 질서를 좋아하고, 전통적 권위에 순응적이며, 의견 통일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 우호성- 다른 사람에 대해서 우호적이고 협동적인 성향을 뜻한다. 우호성이 높은 사람들은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공감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이들은 원만하고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서비스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동료와 잘 협동하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잘 돕고 돌보지만, 창의성과 자율성이 낮은 경향이 있으며, 우호성이 지나치면 의존성 성격장애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다. 반면에 우호성이 낮은 사람들은 적대적이고 호전적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 성실성- 자기 조절을 잘 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취지향적인 성향을 말한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주어진 일을 유능하게 잘 처리하며, 계획적이고 신중하며 질서정연한 것을 좋아한다. 이들은 자신의 원칙과 목표에 따라 삶을 계획적으로 영위하고, 약속 시간을 잘 지키며, 과제를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논리적으로 분석한다. 이들은 규치적으로 생활하고 열심히 효율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실성이 지나치게 높으면 일과 효율성에 집착하여 인간관계를 희생하고 사소한 규칙을 완고하게 고집하는 강박성 성격장애의 문제를 나타낼 수 있다. 반면에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은 산만하고 일관성이 없으며, 분명한 목표와 계획이 없이 나태한 삶을 영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무질서하고 예측이 불가능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민첩하게 잘 적응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음악 연주와 같은 예술 분야에서는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이 더 뛰어난 수행을 나타낸다.
3. 성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성격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인가?
인간의 다양한 속성은 유전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인간의 행동적 특성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정도와 기제를 연구하는 분야가 행동유전학이다. 성격의 5요인도 유전적 기반을 지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로에린의 연구에 따르면 유전성 추정치는 개방성이 가장 높았으며, 외향성, 신경과민성, 우호성 및 성실성의 순서로 나타났다.
신생아는 각기 다른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 유전에 의해서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개인의 반응 성향을 기질이라고 한다. 토마스 등은 아홉 가지 기질 차원에 근거하여 영아의 기질을 3개 유형, 즉 순한 기질, 까다로운 기질, 더딘 기질로 구분했다.
- 순한기질의 아동- 수면, 음식 섭취, 배설 등의 일상 생활습관에 있어서 대체로 규칙적이고 반응 강도는 보통 수준이다. 새로운 음식을 잘 받아들이고, 낯선 대상에게도 스스럼없이 잘 접근하며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 대체로 평온하고 행복한 정서가 지배적이다.
- 까다로운 기질의 아동- 생활습관이 불규칙하며 예측하기 어렵고,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이나 욕구 좌절에 대한 반응 강도가 강하다.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고, 낯선 사람에게 의심을 보이며,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도 늦다. 또한 크게 울거나 웃는 등 강한 정서를 자주 나타내며, 부정적인 정서도 자주 보인다.
- 더딘 기질의 아동- 상황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고 낯선 사람이나 사물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점에서는 까다로운 기질의 아동과 비슷하다. 그러나 까다로운 기질의 아동과 달리 활동이 적고 반응 강도 또한 약하다. 생활습관은 까다로운 아동보다 규칙적이지만, 순한 기질의 아동보다는 불규칙하다.
성격은 유전뿐만 아니라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개인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은 공유 환경과 비공유 환경으로 구분되고 있다. 공유 환경은 자녀들이 동일한 가정 환경에서 동일한 부모로부터 양육되는 환경적 요인을 의미하며, 가정의 경제 수준, 부모의 일반적 양육 태도, 중요시하는 가치 등이 해당된다. 비공유 환경은 동일한 가정 내에서 양육되더라도 자녀들마다 각기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환경적 요인을 뜻한다. 이러한 비공유 환경 요인에는 자녀의 성, 출생순서, 개인적 특성에 따라서 부모로부터 다른 취급을 받은 양육 경험, 삶의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겪게 되는 생활 경험이 있다.
성격 형성에 대한 공유 환경의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반면에 비공유 환경은 성격 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공유 환경은 형제자매의 성격을 서로 다르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을 의미한다. 성인의 경우는 원가족을 떠난 이후에 경험하는 독특한 역할과 환경이 비공유 환경에 해당한다. 개인이 활동하는 직업과 직장, 배우자와 결혼생활, 자녀 양육 경험을 비롯한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개인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둔과 플로민은 성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잠정적인 결론을 제시하였는데, 성격 전반의 변량 중 40%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며, 35%는 비공유 환경의 경험에 의해서, 그리고 5%는 공유환경의 경험에 의해서 결정된다. 나머지 20%는 측정 오차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부모의 양육 방식은 자녀의 성격 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바움린드는 세 유형에 속하는 아동의 부모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녀를 양육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부모의 양육 방식을 세 유형, 즉 허용적-익애적 유형, 독재적 유형, 권위있는 유형으로 구분했다.
부모의 허용적-익애적 양육 방식은 아동의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독재적 양육방식은 아동의 불안하고 억제적인 행동과 연관되어 있다. 권위 있는 유형의 부모는 자녀에게 자유를 허용하지만 적절한 한계가 있으며, 자녀의 고집에 굴복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엄격하게 규제를 가한다. 부모로서의 애정과 확고한 훈육이 잘 결합될 때 자녀들은 자기존중감이 높고, 정서적인 안정성을 지니며, 사회적으로나 인지적으로 유능한 아동으로 성장한다.
4. 성격의 심리적 구조
정신분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 동기에 의해서 행동한다. 인간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무의식적 동기는 성적인 내용을 지닌다.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성적인 동기는 무의식적인 과정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그럴듯한 내용으로 변형되어 자각된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삶을 성적인 욕구를 분출하려는 육체적 욕망과 이를 억제하려는 사회문화적 규범 간의 갈등으로 보았다. 그는 성적인 원초적 욕구를 충동적으로 발산하려고 하는 심리적 측면을 원초아라고 불렀으며, 도덕적인 사회문화적 규범이 내면화된 심리적 측면을 초자아라고 불렀다. 아울러 원초아와 초자아의 요구를 절충하며 환경의 현실적 조건을 고려하는 적응적 기능을 지닌 심리적 측면을 자아라고 불렀다.
인간의 마음속에서는 원초아, 자아, 초자아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게 되는데,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아가 성격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원초아가 강한 사람은 매우 충동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반면, 초자아가 강한 사람은 과도하게 도덕적이며 금욕적인 행동을 나타내게 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어린아이는 성적인 욕구를 지니고 있으며, 나이에 따라 욕구 충족을 추구하는 신체 부위가 입, 항문, 성기로 변해 간다. 이러한 주장을 심리성적 발달 이론이라고 한다.
정신분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이 나타내는 심리적 장애나 인간관계의 문제는 무의식적 갈등의 결과이며, 그러한 무의식적 갈등을 의식화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다. 이러한 무의식에 접근하는 가장 중요한 길은 꿈을 해석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정신분석 치료에서는 꿈의 해석을 비롯하여 자유 연상, 전이 분석, 저항 분석 등을 통해 내담자로 하여금 무의식적 갈등을 자각하게 하고, 실제 생활 속에서 이러한 갈등이 부적응적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훈습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반면에 행동주의는 정신분석 이론의 비과학성을 맹렬하게 비판하면서 엄격한 실증적 과학주의에 근거하여 발전한 심리학적 입장을 견지한다.
행동주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내면적인 과정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으므로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외현적으로 드러나는 행동만을 연구 대상으로 해야한다. 행동은 환경적 자극에 대한 개체의 반응으로 볼 수 있으며,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학습된 것으로 본다.
인지적 이론에서는 인간을 세상으로부터 능동적으로 의미를 구성하는 존재로 본다. "인간이 고통받는 것은 상황 자체 때문이 아니라 상황에 부여한 의미 때문이다"라는 스토아 철학자의 말과 같이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 부여한 의미에 의해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동일한 상황에서 사람마다 감정과 행동을 달리하는 이유는 각기 그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떤 자극 상황을 해석할 때 백지 상태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경험에 근거한 지식과 믿음에 근거하여 해석하게 된다. 동일한 상황에서 해석을 달리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과거 경험이 다르고, 따라서 지식과 신념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지적 이론에 따르면, 개인의 성격과 행동 패턴을 이해하려면 그가 지니고 있는 신념의 내용과 더불어 환경적 자극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심리적 장애는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왜곡된 의미를 부여하는 부적응적 인지도식, 역기능적 신념, 인지적 오류,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에 기인한다. 따라서 인지적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이상행동을 초래하는 부적응적인 사고 내용을 포착하여 그러한 사고를 다각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이고 적응적인 사고로 전환시키는 구체적인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전문적인 인지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심리적 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을 인지치료라고 하며, 행동적 기법을 결합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는 인지행동 치료라고 부른다.
인본주의 이론은 정신분석 이론과 행동주의 이론을 비판하면서 긍정적 인간관에 근거하여 새롭게 대두되었으며, 제3의 심리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존재이다.인간은 자신을 좀 더 가치있는 존재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발현시켜 좀 더 유능한 인간이 되려는 선천적인 성향을 지니는데, 로저스는 이를 자기실현 성향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자기실현적 성향이 차단되거나 봉쇄되었을 때 인간은 심리적인 부적응 문제를 나타내게 된다.
로저스에 따르면 치료자는 세 가지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무조건적,긍정적 존중과 공감적 이해, 진솔함이다. 즉 내담자는 자신의 모든것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긍정적으로 존중하는 치료자와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경험에 대한 공감적인 이해를 받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 그동안 왜곡하고 부인해 왔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자각하고 수용함으로써 자기 개념과의 통합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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